헝다 '청산 명령' 후폭풍…중국 금융·부동산 시장 타격

입력 2024-01-29 21:08   수정 2024-01-29 21:1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부동산위기의 출발지인 헝다(에버그란데) 그룹이 29일(현지시간) 홍콩 법원에서 청산 명령을 받았다. 총 부채가 3,000억달러(400조원)를 넘어 세계에서 부채가 가장 많은 건설업체인 이 회사의 청산 결정으로 중국 금융 시장이 다시 한 번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 날 홍콩 증시에서 에버그란데 주식은 21% 폭락했다. 에버그란데 주식과 자회사인 차이나 에버그란데 뉴에너지 차량 그룹 주식은 이 날 거래가 정지됐다. 에버그란데 시가는 현재 2억7,500만달러(3,670억원)으로 최고치보다 99% 폭락한 상태이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법원은 헝다 그룹이 2년 넘게 채권상환 및 구조조정계획을 제시할 수 없는 상태라며 청산 결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청산인으로 알바레즈&마샬을 지명했다. 이 회사는 과거 리먼 브러더스의 청산 등을 집행한 대표적인 구조조정 컨설팅 회사이다.

청산 명령이 내려지면 청산인이 회사의 자산을 매각해 부채 상환을 관리하고 진행한다. 청산인은 회사에 충분한 자산이 있다고 판단하거나 백기사 투자자가 등장하는 경우 헝다에 230억달러의 부채를 보유하고 잇는 해외 채권자에게 새로운 부채 구조 조정 계획을 제안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업무를 실사하고 이사들의 위법 해위가 의심되는 경우 홍콩 검찰에 회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자산의 90% 이상이 중국 본토에 있어 중국 법원이 홍콩 법원의 판결과 그에 따른 청산인의 집행 권한을 어느 정도 인정할지가 채권자들의 관심사이다.

로이터와 인터뷰한 나티시스의 게리 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버그란데(헝다)의 자산 대부분이 중국 본토에 있어 채권자가 자산을 압류하는 방법과 해외 채권 보유자들의 상환 순위에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헝다는 청산 명령에 대해 항소할 수 있지만 항소 결과가 나올 때 까지는 청산 절차가 진행된다.

헝다 그룹의 역외 채권 보유자에 자문을 제공중인 로펌 커클랜드&엘리스의 파트너 퍼거스 소린은 “회사가 채권단과 협력하지 못한 결과”라며 청산 책임은 회사에 전적으로 있다고 지적했다.

2,400억 달러(320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헝다는 2021년말에 처음 대외 채무 불이행을 선언해 중국 부동산 위기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7월 홍콩법원 심리 당시 제출된 딜로이트의 추정에 따르면, 헝다 그룹이 청산될 경우 채권 회수율은 3.4%로 추정됐다. 지난 9월 헝다 그룹의 주력 사업부와 창업자인 회장이 불특정 범죄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후 채권자들은 현재 3% 미만의 회수율을 기대하고 있다. 헝다의 달러 표시 채권은 지난 주 달러당 약1~1.5센트에 입찰돼 상환 기대가 극히 낮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헝다그룹의 시우 숀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언론에 회사가 청산 명령에도 불구하고 진행중인 주택 건설 프로젝트는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육상 및 해상운송 사업부는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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